물가를 잊어도 될까요

[물가를 잊어도 될까요]

⊙ 기술발전, 온라인 유통의 확산, 고령화 등 최근 글로벌 저물가를 설명하는 근거들은 많다. 저물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금융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채권 ETF에는 350억달러가 유입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채권 부문 ETF 시장이 올해 말까지 1조 달러 규모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었다. 블랙 록에서는 국채 금리가 올해 2.7% 정도 수준까지 상승할 수는 있지만 3%에는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중립’이지만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미 연준의 FOMC 이후에도 미국 금리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 물가는 이제 금융시장에서 신경써야 할 변수에서 제외된 것일까. 지난 해 하반기 이후 근원 소비지출물가지수, CPI 등은 증가율이 지속 둔화되었다. $80를 육박하던 유가가 $40 대 초반까지 낮아지며 안 그래도 낮았던 물가 부담을 한단계 더 낮춰주었기 때문이다.
⊙ 지금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최근 유가 추가 상승세는 제한되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유가는 50% 가까이 상승했다. 영향은 지켜보아야겠지만 중국에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한 식료품 가격 상승 가능성도 생겨났다. 인플레와는 거리가 멀어도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기만 하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 물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미 오른 유가에 비해 미국 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완화적으로 스탠스를 전환하며 2월 이후에는 유가 상승에도 미국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연준의 스탠스가 ‘중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으며, 유가는 이미 올해 초 수준 대비 50% 가까이 상승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의 상승 탄력을 둔화시킬 가능성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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